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들 반발, "공대 만들라 했더니 공학으로?"...

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학생들에 의해 달걀, 페인트 등을 뒤집어 쓰고 있다.

학생들의 목소리, '민주동덕' 지켜야

최근 동덕여대에서는 남녀공학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이를 단지 "발전 방안 중 하나"라고 해명했지만, 학생들은 이 같은 논의 자체가 "여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표 구호인 "민주 동덕"을 앞세우며 동덕여대만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학습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관련 내용을 적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요구사항은 무시, 엉뚱한 논의로 혼란 가중

재학생들은 학교 측이 오랫동안 학생들의 요청을 외면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대 신설이나 교수 확충 같은 요구는 묵살되었으나, 돌연 공학 전환이 논의되면서 학생들은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한 재학생은 "학교 수면실에 외부 남성이 무단 침입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런 문제는 외면하고 오히려 공학 전환을 논의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공학 전환, 여대의 의미와 장점 위협

학생들은 여대라는 특수성이 사라질 경우 여성들의 목소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여대는 여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공학으로 전환될 경우 이런 분위기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대학의 게시판을 보면 성희롱 발언이 많다”며 안전한 학습 공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은 여대, 왜 필요한가?

입학 정원 감소로 인해 여대들도 공학 전환을 고민하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여대의 존재 이유를 재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윤김지영 교수는 남성의 시선이나 판단에서 자유로운 사유와 발언이 가능한 공간으로서 여대가 아직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성신여대도 비슷한 논의를 겪었으나 학생 반발로 철회한 바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학내에 근조화환을 설치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덕여대 학생들, 근조화환과 피켓으로 시위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알려지자 동덕여대 학생들은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과잠을 벗어두는 방식으로 시위에 나섰습니다. 캠퍼스 곳곳에는 "공학 전환 반대"라는 피켓과 대자보가 붙었고, 학생들은 “민주동덕이 죽었다”는 문구로 학교 측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시위는 소셜미디어에서도 확산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 측 "결정된 것 없어...학생들과 충분히 논의할 것"

동덕여대 관계자는 이번 공학 전환 논의가 단지 발전 방안 중 하나일 뿐 결정된 사항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논의가 진행된다면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논의에 여전히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7곳, 전문대를 포함하면 총 14곳이 남아 있습니다.